"교육기부 원하는 대학생 다 모여라"
다빈치 봉사단 등 31곳 정부인증...대학생 자발적 모여 '교육기부단' 발족
'반구대암각화', 울산지역에 위치한 선사시대의 암각화다. 교과서에 실려 있기 때문에 대부분 들어본 유적이다. 하지만 책에서 사진과 설명만으로 접한 학생들은 그 의미를 알기 어렵다. 아니 실제로 찾아가서 본다고 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여름방학 울산동중학교에서 '쏙쏙캠프'를 체험한 학생들은 다르다. '암각화'가 무엇인지 확실하게 체험했기 때문이다. 대학생 교육기부 동아리인 중앙대학교의 '다빈치 봉사단'은 동생들과 '21세기 암각화'를 만드는 활동을 펼쳤다. 석고에 어린 동생들이 원하는 것을 그리게 해 암각화를 만들고, '반구대암각화'의 의미도 몸으로 느낄 수 있게 한 것이다.
선천성 백내장으로 두차례의 수술을 받은 후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수술을 받게 됐으니 이제는 내가 베풀 차례"라는 마음으로 '다빈치 봉사단'을 창단한 김성현씨(중앙대 사회복지학과 4학년)는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모여 자신의 전공을 살려 전공과 초중학생들의 교과과정을 접목시킨 프로그램을 만들어 교육기부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씨는 "지역아동복지센터 등과 연계해 소외계층 아동들을 대상으로 주로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아이들이 사람에 대한 경계를 좀처럼 풀지 않는다"며 "그래도 장기간 같이 프로그램을 하고 나서 마칠 때쯤 되면 누구보다 친해져 있는 것이 보람"이라고 말했다. "특히 초반에 정말 마음을 열지 않던 한 아이가, 끝날 무렵 식품영양학과 전공의 멘토에게 '나도 열심히 해서 선생님 학교 가서 같이 요리사 꿈을 이루고 싶다'고 했다"며 "정말 가슴이 벅차고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과 보람을 느꼈다"고 사례를 소개했다.
다빈치 봉사단은 2010년 창단해 올해로 3년째 활동을 하고 있는 동아리다. 현재 중앙대 학생 26명이 모여 활동중으로, 주로 소외계층 아동 대상 교육기부, 방학 중 창의캠프(쏙쏙캠프)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학생 교육기부 인증 동아리 지정서 수여식 |
다빈치 봉사단과 같이 대학생들로 이뤄진 교육기부 동아리 31곳이 이번에 정부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이른바 '국가 공인 대학생 교육기부 동아리'가 된 것이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삼성동 한국과학창의재단 사옥에서는 '대학생 교육기부 동아리 인증서 증정'과 '대학생 교육기부단 사무실 오픈'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강혜련 한국과학창의재단 이사장, 이승환 대한민국 대학생 교육기부단 단장, 중앙대 다빈치 봉사단 김성현 대표 등 대학생 교육기부 인증(마크) 동아리 대표자들이 참석했다.
'대한민국 대학생 교육기부단'은 대학생의 교육기부 활성화를 위해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구성한 단체로, 지난 7월 연세대 백주년 기념관에서 출범식을 가졌다. '함성소리 토요프로그램', '여름방학 쏙쏙캠프', '교육기부 인증 동아리' 활동을 하는 대학생 2000여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올해 말까지 대학생 5000여명으로 규모를 확대할 예정이다.
'함성소리 토요프로그램'은 다양한 대학생 취미 동아리가 학기중에 초·중학교를 매주 토요일마다 찾아가 축구, 뮤지컬, 노래, 춤, 사진 등을 학생들에게 가르쳐 주는 교육기부 프로그램이다.
'여름방학 쏙쏙캠프'는 방학을 활용해 대학생 동아리가 전국 교육소외 지역의 초·중학교를 직접 찾아가 2박 3일간 캠프 형태로 교육기부 프로그램을 가르쳐주는 프로그램이다.
'교육기부 인증 동아리'는 과학창의재단 교육기부센터가 교육기부 우수 동아리로 인증한 동아리를 말하며, 이들은 학기 중과 방학을 가리지 않고 연중 다양한 교육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대한민국 대학생 교육기부단 사무실 오픈 기념식 |
한편 교육기부단 사무실은 교육기부 프로그램 개발, 교재·교구 제작, 동아리별 회의 등 대학생 교육기부에 필요한 모든 활동을 지원할 수 있도록 회의실과 사무기기 등이 준비돼 있다. 과학창의재단 본사에 있고, 교육기부단에 소속된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교육기부단 이승환 단장은 "앞으로 이 공간이 대학생 교육기부의 허브로서 창의와 열정이 살아 숨쉬는 공간이 될 수 있게 더 많은 대학생과 교육기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2012년 9월_원문보기]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12091814222932154&outlink=1